무너진 여리고
여호수아가 앞장서서 정복한 여리고 성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는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되어왔다. 마지막 여리고 발굴은 영국의 여성 고고학자 케년(Kenyon)이 1952년부터 1958년까지 행한 것인데 그녀는 이 발굴에서 가장 발전된 발굴 기술을 적용, 토기 분석을 통해 정확한 연대를 추정한 결과 여호수아 성벽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곳에는 이미 1만년 전부터 거대한 성벽과 망대가 건설됐기 때문에 여리고가 공식적으로 세계 최초의 도시라는 것이다. 도시문명의 고향인 메소포타미아지역에서 기원전 4천년경부터 성벽을 쌓기 시작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파격적인 결과였다. 한편 고고학자 가스텡과 여러 학자들은 여리고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방법으로 정복되었다는 증거들을 찾아내었는데 발굴된 성내에는 많은 식량들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고대의 전쟁은 오랫동안 성을 에워싸고 전쟁을 하기 때문에 식량을 쌓아놓게 되는데 여리고성에 식량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은 순식간에 정복된 것을 실증하는 좋은 예이다. 또한 대영박물관의 탐사팀에 의해 여리고성은 여호수아시대에 강도 6.0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여 파괴되었음을 보여주는 지질구조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은 여리고 성의 성경적 함락이 사실임을 굳건하게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들임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 https://jonathanmtsai.wordpress.com)
고대 여리고성을 발굴하는데 주전 수천 년경부터 형성된 각 문화의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집 구조를 보면서, 남아 있는 도자기 파편과 유적을 살펴보면서 여리고는 상당히 문물이 발달한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살기 좋았던 장소인 것은 결국 전략적 요충지라는 것을 말한다. 여리고 날씨는 주변에 비해 따뜻하고 비가 안오는 곳이다. 이스라엘 지역은 겨울과 초봄에 비가 많이 내리는데 여리고는 겨울에 비가 오지 않음에도 엘리사의 샘을 비롯해 샘이 많아 물의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인 해발 1300피트에 위치하고 10,000년이 된 가장 오래된 도시라는 이름이 엘리사 샘 앞에 새겨져 있다. 이번 여행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왕하 2:19-22 에 나오는 내용으로 여리고는 성읍의 자연은 아름다우나 물이 좋지 못해서 토산물이 잘 익지 못하고 떨어졌다고 한다. 이 사정을 들은 엘리사가 물샘에 소금을 넣어 물을 고쳤다고 한다(왕하 2:19~20). 그래서 이 샘을 ‘엘리사의 샘’이라고 부른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면 엘리사의 샘을 치유한 사건의 배경은 무엇일까? 단순히 물이 좋지 못해 고친 것 이상으로 무엇인가 더 설명하고 있다. 가나안 땅에 존재하던 바알 종교는 가나안 사람 일부만 섬긴 소수 종교가 아닌 가나안인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 절대 다수가 믿는 종교였다. 오히려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소수로 몰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당시 바알신은 비, 강, 샘물 등 모든 물을 주관하는 신, 농경을 위한 신, 풍요를 갖다 주는 신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엘리사가 샘물을 치유한 사건은 “물을 주관하는 신은 바알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다, 물과 모든 것을 베푸시는 인생의 풍요로움을 주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다, 하나님을 경배하라, 하나님의 능력은 바알을 능가한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선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리고 성이 왜 여호수아에 의해서 무너져야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광야를 통해서 가나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광야에서 하나님만을 바라보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접한 외부 문명과 문화는 이미 아버지와 선조때의 애굽의 것 뿐이었고 2세대인 광야 세대는 제대로 된 문명과 문화를 보지 못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세계인 여리고에 있는 가나안의 문화, 바알신의 경배의식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하나님을 경배하는 믿음 생활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을 알아 아예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려는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된다. 여리고를 무너뜨림으로 이미 존재하던 것을 없애고, 또 가나안의 신은 힘이 없고 하나님과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존재요, 우상임을 강조하며 그 위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하나님, 세상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세워야 하는 시대적, 문화적, 역사적 사명을 갖고 정복하게 되었음을 말한다. 가나안 문화는 없어지고 새로운 하나님 문화가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하나님께서 천명하신 것이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진정한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무너져 버린 영적 광야의 모습. 주여~ 이 땅에 주의 은혜가 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시험받으신 산과 정교회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빤히 보이는 곳에 버스가 선다. 그 시험산을 밑에서 고개를 들어 바라 보고 있자니 걸어서2~30분이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산 중턱에 트램 스테이션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금방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옆으로 수도원이 있다. 주 예수님의 고뇌와 시험에 대한 깊이 있는 묵상을 하기에 좋은 곳, 이곳에서 예수님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향한 발걸음을 디딛는 그 의미 깊은 장소,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시험받으신 고뇌의 장소가 눈에 보인다. 그 자리에 달려가고 싶다. 아니, 예수님이 계셨던 동굴이라는 곳에 들어가보고 싶다. 그 동굴이 있는 곳에는 정교회 수도원이 있는데 그곳에서 더두말고 예수님처럼 장기 금식을 하며 주님의 제자 흉내를 내면서 주님의 은혜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수님의 가시고자 하셨던 그 길을 되새기며 주님을 만난 작은 자로서 주님을 경배하고 싶다. 예수님처럼 시험을 당할 때마다 담대함으로 사탄의 시험을 물리치는 믿음의 용장이 되고 싶다. 시험을 당하시는 고뇌의 현장에 계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며 이 세상의 시험 또한 주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감이라는 생각에 “여러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는 야고보서의 말씀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잡는다. “예수님처럼~ 예수님과 함께 다시 새로이 목회의 길을 겸손하게 가고 싶다” 고 고백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사진출처-temptation gallery facebook)